2023년 5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보건비상사태를 해제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사실상의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선언했습니다.*

앤쓰로피아의 다음 테마를 팬데믹으로 정한 후 구체적인 내용을 고민하던 와중에 들은 소식입니다.

40개월동안 전세계적으로 대략 690만 명의 죽음을 불러온 신종 감염병이 공식적으로 종식되었다는 소식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감염 위험을 감수하며 타자와의 공동세계로 복귀하길 시도했던 2021년 이후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기를 짚으며 일상은 이미 오래 전에 재정비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어떤 형태의 생활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겨지는 걸까요? 어떤 이들이 참여하는 일상이며 그러한 일상의 영위를 위해 무엇이 요구될까요? ‘시간’의 단속(斷續)을 이어 붙여 한 줄로 꿰는 선별적 작업에서 팬데믹이 드러낸 불가결한 연결성과 통약불가능한 위치의 공동성, 그 상이한 위치들이 모여 만들어낸 공동세계의 위태로운 존립은 쉬이 간과되는듯 합니다.

일상의 시간은 여전히 너무 빠르고 우리는 너무나 쉽게 팬데믹이 불러일으킨 감각을 잊어갑니다. 타자와의 연결로 생이 지탱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던, 쉽게 외면되어 온 타자의 삶의 조건에 대하여 깊은 공감을 자아냈던, 모두에게 평등한 생명의 유한성과 취약성을 다시 상기시켰던, 그러므로 다시는 이전과 같은 세계로 되돌아갈 수 없으리라 느끼게 만들었던 위태로운 삶의 감각.

모든 것이 ‘제 위치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는 엔데믹의 세계는 안락하기 그지없지만 한편으로 스쳐 지나가는 일상과 더불어 쓸려 나가는 기억이 두렵습니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기억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일은 다수적인 것들이 마련한 셈의 자리에 자기를 밀어 넣어 그것이 요구하지 않는 나머지를 단호히 소거하는 기억상실과 같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이 보여준 어떤 삶의 조건과 그것이 야기하는 고통은 애석하지만 손쓸 길 없는 만연한 풍토병으로 취급되며 관용적인 방관만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앤쓰로피아 3호의 주제를 「팬데믹이 남긴 감각」으로 정합니다.

전환의 문턱에서 팬데믹이 가로막았던 감각과 팬데믹이 일깨운 감각에 대해 기억하고 기록하길 소망하며 원고를 모집합니다.

 

*WHO,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3년 4개월 만

출처: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480952_36207.html

** 옌롄커, 코로나19 사태와 문학, 대산문화 2020년 봄호.

***Berlant, L. (2007). Slow death (sovereignty, obesity, lateral agency). Critical inquiry, 33(4), 754-780.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생 저널

앤쓰로피아 3호: 「팬데믹이 남긴 감각」(2024년 1월 발간 예정)

 

-참여자격-

인류학 전공 및 관련 전공 대학원생(박사학위 미취득자)

 

-모집분야-

1) 특집논문: 호별 특집주제 관련 논문 (3호 주제: 팬데믹이 남긴 감각)

2) 일반논문: 특집주제 외 인류학 연구논문(주제 자유)

3) 에세이: 필드에서의 경험, 현지조사 연구과정에 대한 소회 등에 관한 창의적 글쓰기(주제 자유)

*3호의 경우 서평과 시대문화 산책을 신설합니다.

<신설> 4) 서평: 2020년 이후 국내에서 발간된 인류학 연구서 혹은 질적 연구 방법론을 사용한 연구서(번역서 제외)에 관한 북리뷰(투고자가 원하는 희망도서 선정을 원칙으로 함, 신간선호)

<신설> 5) 시대문화 산책: 온라인 밈부터 뉴미디어 내 네트워킹, 한국사회 내 사건사고, 도서·음반·영화·게임은 물론 국내정치 지형변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 내 크고 작은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문화비평(소재 기간한정: 2021. 03- 2023. 08, 특집주제 외 주제한정, 분야, 방법론 자유)

 

-원고 분량-

한글파일 기준 7쪽 내외(참고문헌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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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장 김성인(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과정) cubicui@snu.ac.kr

편집부원 조항인(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과정) isoda022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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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쓰로피아 편집부 드림